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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무늬목에 대해 말씀드릴까 합니다.
무늬목이라 하면 조금 생소한 용어처럼 들릴수도 있겠습니다만
우리 주변에서 매일 접하는 자재일거라 생각합니다.

무늬목, 용어로 추정해본다면 '무늬만 나무'란 얘긴데
정말 무늬만 나무일까요?

무늬목은 원목과 PVC 래핑의 중간 등급이라고 보시면 이해하기 쉬우실겁니다.
원목가구는 가구를 구성하는 판재 하나하나 모두 원목을 가공해서 사용하므로
가격이 매우 비싸며 색상과 무늬가 각각의 판마다 차이가 납니다.

 

그렇다면 무늬목은 어떻게 생겼을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지요.

 

 

 

영어로는 veneer라고 하는데 말그대로 원목을 채취하여 아주 얇게 (약 0.5mm 정도) 절삭하여
미리 가공된 MDF(Medium density fiberboard) 또는 PB(Particle board) 와 같은 판에 붙이는 재료입니다.
나무를 자르는 방식에 따라 나이테의 무늬가 다양하게 나타나며 절삭 방식은 크게 정목(quarter), 판목(crown)을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또한 가공 형태에 따라 book match, slip match 등 다양한데 이 절삭방식, 가공방식, 염색처리 등에 따라 똑같은 나무에서 절삭을 하더라도 무늬결, 색상 등에 변화가 생기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실제의 원목느낌을 내면서 원목가구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생활하면서 보는 면은 겉면이기 때문에 내부는 내구성 있는 판재로 구성하고 표면에는
진짜 나무를 얇게 켜서 붙인 무늬목을 사용하는 것이죠.

하지만 무늬목도 가공하는데 무수히 많은 공정과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가격이 그리 만만치는
않은데요,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PVC 래핑입니다.
마트나 인테리어 매장에 가면 롤 형태로 둥글게 말려진 PVC sheet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바로 무늬만 나무인 시트지입니다.
이 래핑지는 위에서 언급한 MDF나 PB 뿐 아니라 철재현관문, Plastic 재질의 가구 등 어느 곳이나 쉽게
붙일 수 있어 일반인들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해서 DIY로 인테리어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래핑 시트지로 꾸민 실입니다. 잘만 꾸며놓으면 감쪽 같죠?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고 만져보면 나무 느낌보다는 인공적인 냄새가 많이 납니다.
모든 무늬와 색상이 아주 동일하죠?

 

그래서 무늬목의 역사가 시작된 유럽이나 미국 쪽에서는 무늬목을 고를 때
되도록이면 색상 차이가 나고 문양이 특이하거나 무늬결이 독특한 것을 선호합니다.
원목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느낌이 많이 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늬목이지만 색상차이나는 걸 못봐줍니다.
자연의 산물일지라도 똑같이 색상을 맞추는 것을 좋아하시는 것이죠.

그래서 고객들께서는 자꾸 왜 색상이 다르냐고 반문하십니다.

제가 현재 시공하고 있는 현장도 무늬목이 가구와 내장재, 목창호에 일부 적용됩니다.
그래서 이 색상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무조건 모든 색상을 동일하게 - 사실 100% 똑같이는 불가능하고
무늬목에 도장처리하는 과정을 통해 색상을 조율합니다.
- 맞춰주길 원하는 고객분들을 위해 직접 원판을 고르러 떠났습니다.

일단 무늬목의 가공 과정을 간략히 설명하면,
원목을 벌채해서 얇게 썰어서 그 편목들을 붙여 가공한 후 롤 또는 판 형태로 가공하여 MDF나 PB등의 밑판에 붙여 최종 도장 또는 코팅 등의 표면처리를 통해 가구나 내장재 등을 만들게 됩니다.
(물론 천연무늬목에 염색 처리를 해서 색다른 느낌을 낼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색상과 품질 등을 맞추려면 원판부터 관리를 해야합니다.
그 작업 중 첫번째가 원목을 벌채하러 가는 것이겠지만 이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Pass!
그럼 두번째는 원목에서 얇게 켜놓은 '원목 절편'(사실 무늬목이란 용어보다는 이게 맞는 표현이라 생각됩니다.)을 쌓아놓은 창고에 가서 직접 눈으로 보고 가장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사옵니다.

색상을 맞추기 위해서는 최종 도장처리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원 판재의 색상과 무늬 등을 맞춰야 최종자재들의 색상이 비슷하게 나옵니다.

모두 다른 얼굴을 가진 사람들을 놓고 똑같은 화장법과 화장품으로 화장을 했다고해서 얼굴이 같아지진 않듯이
무늬목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걸 원판 불변의 법칙이라고 하던가요? ㅋㅋ

                            <현지에서 샘플 시편을 들고 꼼꼼히 고르고 있는 노댈...ㅋ>

 

 

제 오른손에 들린 저 한다발이 원목을 얇게 썰어 판재형태로 만든 32매 묶음 한 번들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최대한 비슷한 모양, 길이, 폭, 색상, 결, 옹이같은 하자유무 등을 선별하여 꼼꼼하게 하나하나 골라냅니다.

그다음 골라낸 자재를 국내에 들여와서 롤과 판 가공을 하여 최종 제품인 가구, 내장재, 목창호 등을 만듭니다.

아무래도 직접 가서 한장~ 한장~ 골라 왔으니 이색은 많이 줄었습니다.
하지만 계속 말씀드리지만 원목은 자연의 산물이라 100% 똑같을 수는 없습니다. 절.대.로.
혹시 앞으로 목재 형태로 보이는 마감재를 볼 때 무늬결의 차이, 색상의 차이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아~ 이건 천연 무늬목이구나! 어쩐지 좀 고급스럽네~"라고 말할 수 있다면 주변에서
"이사람, 무늬목좀 아는데?" 라는 반응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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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삼성물산건설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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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나무 2024/07/15 21: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늬목 시트지보다 천연무늬목을 발주처에서 선호하는 경우는 최근 들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높은 분을 모시는 중간분들이 알아서 챙기기 때문에 사전에 재료의 차이로 인한 색상 문제들을 얘기해 주면 무늬목으로 가자고 말합니다. 또한 시공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점으로 인한 하자 아닌 하자로 시달림을 사전에 예방하고, 시공작업시 생산성 차이 2가지 때문에라도 시트지로 가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2. 고나무 2024/07/15 22:0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무늬목 시트지보다 천연무늬목을 발주처에서 선호하는 경우는 최근 들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높은 분을 모시는 중간분들이 알아서 챙기기 때문에 사전에 재료의 차이로 인한 색상 문제들을 얘기해 주면 무늬목으로 가자고 말합니다. 또한 시공업체 입장에서는 이런 점으로 인한 하자 아닌 하자로 시달림을 사전에 예방하고, 시공작업시 생산성 차이 2가지 때문에라도 시트지로 가는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3. 노승완 2024/07/16 09:5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덧글 감사합니다. ^^ 고객 입장에서는 천연무늬목은 외관이 화려하고 실제 나무의 느낌(사실 진짜나무가 맞죠.^^)이 나기때문에 대부분 선호합니다. 다만 천연임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무늬, 동일한 색상으로 시공해주기를 바라는 경향이 강하지요. 시트지는 무늬목에 비하면 가격이 저렴하지만 생산성과 유지관리가 편리하므로 시공하는 입장에서 선호하는 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