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한글이 만들어진지 567돌을 맞는 한글날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언어라는 한글의 우수성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특히 올해부터 휴일로 돌아온 한글날이라 그런지 더욱 그 의미가 각별하고 새삼 세종대왕님께 감사스런 마음이 들지 않으신가요 :)?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 곳곳에서는 정체 불명의 외래어, 특히 일본어의 잔재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빳떼리(배터리), 빠꾸(후진),스끼다시(기본찬) 등 우리가 한번씩 썼음직한 이런 단어들 말이죠.
사실 우리나라 건설현장들도 이러한 용어들이 널리 사용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공구리,빠루,시마이,가꾸목,구루마,단도리 등 한번쯤 들어보셨을 이 국적불명의 단어들은 건설현장에서 통용되는 용어들인데요,
이러한 용어들이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한글날을 맞아 이러한 용어들을 한글로 순화하려는 삼성물산의 노력을 소개합니다^^
# 한 건설현장
"노기사, 계단 오도리바랑 샤끼리 청소좀 하고 사시낑 제대로 뽑으라 그래!"
"잘 못들었습니다. 재송신 바랍니다."
"오도리바 옆에 사시낑 제대로 뽑고, 샤끼리 삿뽀도 하고, 면끼 손 좀 보라고~!"
"(이 무슨 새벽 어시장 경매하는 소리야;;ㅠㅠ)과장님 지금 어디세요?"
이 정체 불명의 외계어는 무슨뜻이었을까요?
계단실에 가서 계단참과 경사진 부분 사이에 이음 철근 시공을 손보고 경사부분 하부 동바리 받침 제대로 하고 측면에 못을 더 박으라는 뜻이었습니다.
약 10년전, 모 과장이 현장에 처음 발령받아 겪었던 웃지못할 에피소드였습니다.
이렇게 현장에 처음 발령받은 신입사원들은 생소한 용어들에 꽤나 당황하게 되는데요,이러한 용어들이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먼저' 편해서'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곱미터), ㎥(세제곱미터)는 흔히 현장에서는 '회베'와 '루베'라고 불립니다. 글자수가 더 적고 발음하기도 편한것이 사실이지만,이러한 용어들은 건설현장의 일종의 '진입장벽'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처음 현장에 배치받은 신입사원들은 이러한 용어들을 몰라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용어를 모르는 자신을 무시하는듯한 시선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받게됩니다.
무시받지 않기 위해, 혹은 업무에 빨리 적응 하기 위해 신입사원들은 선배들에게 업무를 배우면서 자연스럽게 이러한 용어들을 학습하고 소통하는데 쓰게 되고, 이러한 용어들의 사용은 자연스레 후배들에게 다시 이어집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전문용어'를 많이 알고 있다는 능력있는 건설인이라는 자부심(?)도 들수가 있는 것이겠죠.
하지만 점점 전문화,표준화되어가고있는 건설현장에서 이제 바른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필수가 아닐까요? 언어에 사회성이 있다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현장속어를 전문용어라 칭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건설현장 용어집 일부_1]
삼성물산은 이러한 관습을 바꾸어 나가기 위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본어 건설용어 순화를 위해 총 300여개의 일본식 건설용어를 우리말로 바꾼 건설현장 용어집을 신입사원들에게 배포하고 학습하게 하고 있습니다. 용어집에는 많이 사용하는 잘못된 일본어 표현과 이를 바르게 고친 우리말 표현이 담겨 있어 현장에서 바로 확인하고 수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달부터 현장에서 여전히 통용되고 있는 외래어 사용 현황을 점검하고 있는데요, 기존의 일본어 잔재용어들을 비롯, 외국인 현장 근로자 증가에 따른 신종 외래어 등 잘못 사용되고 있는 현장용어를 현장 직원들로부터 직접 수집, 파악하고 있습니다.
[삼성물산의 건설현장 용어집 일부_2]
삼성물산은 앞으로도 건설현장에서 우리말 사용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시적으로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는 외래어를 수집하고 지속적으로 내용을 개선한 용어집을 배포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주기적으로 사내 홍보를 통해 현장 용어 순화 캠페인을 진행해 나갈 계획입니다.
아직은 익숙치않고, 관습도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노력들 하나하나가 조금씩 건설현장문화를 바꾸어나가게 되지않을까요? 삼성물산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모든 건설현장에서 바른 언어가 사용되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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